사치스러운 교황 방문 10주년 기념음악회: 그 이면의 문제

프란치스코 교황방문  10 주년 기념행사를 천주교 대전교구 솔뫼성지 ( 주임신부 나봉균 ) 의 주최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1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최근 열리며 교회의 사치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음악회는 교황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와는 명백히 모순된 모습을 보여준다. 전쟁과 빈곤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보다, 이러한 화려한 행사가 교회의 이미지를 오히려 형식적이고 사치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스로를 '가난한 교회의 가난한 교황'이라 칭하며 겸손과 절제를 표방해왔다. 그러나 그가 재임하는 동안 일부 사치스러운 행사와 의전이 포착되면서, 그의 메시지와 행동 사이에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고가의 장식품, 화려한 복장, 그리고 의전용 고급 이동 수단은 교황청의 현실과 전 세계 고통받는 이들의 삶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로 인해 교황이 주창하는 겸손과 연대의 가치가 퇴색되고 있다.

바티칸의 연간 예산은 약 8억 유로(약 1조 1천억 원)로, 이 중 상당 부분이 의전과 행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그 예산으로 빈곤층을 돕는 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1인당 하루 식비는 약 50센트(한화 약 670원)이다. 바티칸의 예산을 사용하면 1,6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하루 세 끼를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음악회와 같은 사치스러운 행사를 치르는 대신, 그 자금을 빈곤층과 전쟁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는 선택일 것이다.

바티칸 내부에서 수년간 이어진 재정 비리 또한 교회의 도덕적 권위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특히 2021년에 드러난 베추 추기경의 횡령 사건은 바티칸의 재정 운영이 투명하지 않으며,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자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사건들은 교황의 연대와 겸손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더욱 공허하게 만들 뿐이다.

이번 음악회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 일시: 2024년 10월 19일 18시 30분
• 장소: 솔뫼성지 아레나 광장
• 출연: 플라워(고유진), 해봄가야금연주단, 대전교구 챔버 오케스트라, 세종 크레센스 합창단 등.

교황의 방문을 기념하는 음악회로서의 의미는 분명하겠지만,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전쟁과 빈곤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름다운 음악이 아니라, 그들의 절망적인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과 연대다. 교회는 단순히 상징적인 행사로 주목받기보다, 실제 행동을 통해 고통받는 이들을 돕는 데 힘써야 한다. 음악회가 주는 위로는 잠시일 뿐, 폭력과 불의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그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진정으로 평화와 연대를 원한다면, 말이 아닌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음악회 대신 그 예산을 난민 지원이나 전쟁 피해 복구에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고 교회의 진정성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감동적인 연설과 음악회보다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행동이 시급하다. 지금 교황과 교회가 보여줘야 할 것은 화려한 행사가 아니라, 그들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진정한 연대와 지원이다.